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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OANNA

요안나

이요안나 / ILLUSTRATOR

부담스럽지 않은, 그래서 더 가까이 두기 좋은 패턴을 그리고 싶습니다

패턴일러스트 분야는 정말 생소한데요, 시작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일러스트레이터로 작업을 시작한 초기에 꽃의 얼굴을 하나하나 모아 그리는 작업을 했는데 문득이 꽃들을 한 데 섞어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꽃으로 화면을 채우는 작업을 했는데, 그 그림을 보고 원단업체에서 패턴을 만들어보지 않겠냐는 제안을 주셨죠. 저도 처음엔 패턴 작업이 생소했는데 작업을 하면 할수록 무한히 확장되는 패턴의 매력에 푹 빠지게 되었습니다. 현재는 동물, 식물, 건물, 사물들을 활용한 다양한 패턴 작업을 즐기고 있습니다. 


내 그림만의 매력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요? 

‘무심함’이 제 그림의 매력이라고 생각해요. 처음에는 따뜻한 그림, 귀여운 그림을 그리고 싶었어요. 어머니가 따뜻하고 귀여우신 분이시라 그 모습을 닮고 싶었던 것 같아요. 하지만 아무리 그려보아도 제 그림은 감정이 가득 담기는 그림이 아니었어요. 동물을 그릴 때도, 사물을 그릴 때도, 건물을 그릴 때도 한 발짝 떨어져서 바라보는 느낌이 듭니다. 처음엔 이것을 극복해야 하나 생각도 했었어요. 하지만 지금은 무심해서 오히려 편안하고, 밀접하지 않아 부담 없다는 점이 제 그림의 매력 이라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부담스럽지 않은, 그래서 더 가까이 두기 좋은 패턴을 그리고 싶습니다.


작가님의 작품은 정교한 패턴도 정말 아름답지만, 세련된 컬러매치가 정말 멋진데요, 컬러감각을 키우는 나만의 비결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저는 저의 컬러감각을 믿지 못하는 편이예요. 개인적으로는 딥한 컬러를 좋아하는데 패턴에선 딥한컬러만 사용하면 답답한 느낌이 들거든요. 그래서 수많은 컬러 베리에이션을 뽑아 두고, 그중 가장 마음에 드는 것을 고르는 식으로 작업합니다. 패턴 하나를 만들 때 거의 50개 이상의 컬러를 뽑아보고 그중 하나를 고르고 있어요. 시간이 오래 걸리기는 하지만 그럴수록 보는 눈이 자라나지 않을까 하여 훈련하는 마음으로 작업하는 중입니다. 


두유프레스 아티스트로 활동하게 된 이유는?

평소 레터프레스에 대한 호기심이 있었어요. 그래서 두유프레스의 계정을 지켜보고 있었는데, ‘일러스트레이터를 위한 레터프레스 워크숍’ 이벤트가 열렸기에 얼른 신청하고 참석했죠. 처음 레터프레스 결과물을 만들어 본 날의 감동이 잊히질 않아요. 쿠궁착 쿠궁착 돌아가는 하이델베르크 윈드밀 소리와 움직임에 심장도 쿠궁착 쿠궁착 뛰더라고요. 기계를 다루는 솜씨도, 잉크가 종이에 스며든 정도도, 인쇄 과정에 사람이 온전히 개입하는 과정도 너무 아름다워서 두유프레스 아티스트로 활동하고 싶었어요. 


레터프레스의 매력은 무엇인가요? 

디지털 프린트처럼 클릭 한 번으로 결과물이 나오는 것이 아니라, 판화의 매력이 담기도록 섬세하게 판을 만들고 그 판으로 인쇄물을 한 장 한 장 찍어낸다는 점이 매력적입니다. 인쇄물이 나오는 과정을 관리하는 이가 있다는 현장성과 모든 인쇄 과정을 ‘묵직한 기계가 종이를 누른 흔적’이 기억한다는 점이 정말 매력적이에요. 디지털 프린트가 언제든 재방송을 틀 수 있는 티브이 프로그램이라고 한다면 레터프레스는 매 회 차가 같을 수 없는 연극처럼 느껴졌어요.